텔레비전 뉴스에서 연신 호우주의보를 보도한다. 병원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듯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올해도 그가 찾아올 것을 직감했다!! 여름철 초대하고 싶지 않은 이 손님은 우리네 사랑하는 강아지를 찾아와 괴롭히는 피부병. 100% 예방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개의 피부 구조는 표피, 진피, 피하조직으로 나뉘는데 표피가 사람보다 아주 약하다. 그래서 자주 목욕을 시키는 것은 좋지 못하며, 사람이 쓰는 샴푸나 비누를 사용하면 피부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 가장 좋은 목욕법은 15일에 한 번 정도이며 반드시 개 전용 샴푸를 쓰는 것이 좋다. 또한 목욕 후 드라이어로 잘 말려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세균이나 곰팡이, 벌레들은 습기를 사랑한다! '우리 서로 사랑하게 해주세요'하고 소리치더라도 외면하고 드라이어로 바싹 말려주어야 한다.

개의 피부는 입, 눈, 코, 귀와 같은 열린 부위 주위와 손, 발의 표면을 빼고 털로 덮여 있다. 이 털이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피부의 병 유무를 아는 데 방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한 달에 한 번 단골 병원에 들러 미용을 시켜주면서 수의사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애견의 피부상태도 체크하고, 차도 한잔 마시고 오자.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해가 날 때 일광욕을 시켜주다. 쳔은의 재료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 주말이나 퇴근 후 (혹은 낮에 시간 분들은 낮도 좋다) 가슴줄이나 목줄에 매어 햇볕을 쬐어주자. 단, 너무 뜨거울 때 데리고 나가면 개가 당신을 미워할지 모르니 조심하도록.

개에게 과일이나 야채는 피부를 튼튼하게 해주는 식품이다. 먹이는 양은 내 몸무게가 60k이고 내 개가 5kg일 때, 나의 하루 적정량인 3개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개는 1/4쪽 정도다. (5/60x3=1/4). 물론 양파나 파, 감꼭지 과일 껍질 등은 먹이면 안된다. 자세한 것은 다니는 병원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보자.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부병이 찾아와서 우리 강아지가 긁고 힘들어한다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의학적인 자세한 지식은 의사만 알면 되겠지만 주인으로서 약간의 상식은 알아두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피부병이 생기는 원인은 세균, 곰팡이(진균), 개선충(옴), 모낭충, 호르몬 분비 이상, 영양소 결핍 등이 있다. 검사는 의사의 몫이지만 관리는 나의 몫이다.

첫째, 쉽게 설명해주는 의사여야 한다. 어렵고 난해한 설명을 길게 하는 선생님은 초보자인 경우가 많다.

둘째, 가격이 비싸도 해야 할 것을 일단은 다 이야기해주는 의사다. 초기에 비용을 덜 들이려고 하다가는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용이 좀 들더라고 검사에 입각해서 원인을 찾아내어 뿌리 뽑아야 한다.

셋째, 병이 낫고 난 후에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이건 말해서 무엇하랴. 당근이다.

넷째, 더불어 이것도 아주아주 주관적이긴 하지만 한방요법을 쓰거나 요가나 명상을 하는 선생님이면 무척 좋다. 생명을 경시하지 않는 법을 배운 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주치의를 만났을 때 신뢰하며 끝까지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뇌물(빵이나 과자, 음료수, 과일 등등)을 가져가서라도 선생님께 비용을 깎아달라고 웃으며 이야기해본다. 뇌물 받으면서 얼굴 찌뿌리는 의사는 없다. 단, 경우에 어긋날만큼 지나치게 깎아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의사 선생님도 월세, 물세, 전기세, 인건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출처 : animals 2004년 8월호 이솝동물병원 정숙화 원장 Doctor's Ad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