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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관련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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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에 바랍니다.
성당에서의 개고기 판매를 철회해 주세요.

부산의 성가정성당 바자회에서 개고기를 판매할 계획 이라고 합니다.

성가정성당 바자회 추진위원단은 개를 잔인하게 잡는다면 그것이 문제가 될 뿐 개고기를 바자회에서 판매하는 것이 ‘참여와 화합’이라는 바자회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변하셨다고 합니다.

초기 선교를 위해 한국에 온 외국 신부님들도 보신탕을 많이 먹었고, 외국에서도 개고기 자체가 아닌 잔인한 도살에 대한 항의라고 언급하였는데, 이는 사실 확인 없이 자의적인 해석에 의해 본인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천주교나 개신교가 외래 종교로 우리나라에 유입된 기간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선교의 역사상 한국은 주목할 성공사례로 꼽혀지고 있는줄 압니다.

이는 순교를 마다하지 않는 종교에의 헌신과 강한 믿음이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라 여깁니다.

사회에서의 위치와 기대에 걸맞게, 현재 한국 사회에서 카톨릭이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배려하며 섬기고 희생하는 모범을 곳곳에서 많이 보여주어 귀감이 되고 있기에, 저희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인들의 개고기 취식은 박해받던 시절 산속에 숨어있던 선교자들에게 교인들이 개고기를 급여하게 된 것이 그 유래가 되었다고 하지요.

박해받고 이해받지 못하던 억울한 처지에서 내부적 결속을 강화하는 모티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이전부터 불교적 자비의 사상과 자연과의 상생하는 동양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해왔습니다.

선조들은 실수라면 몰라도 일부러는 길바닥의 작은 미생물도 밟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교훈을 주셨습니다.

굳이 동물을 보호하자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국민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불교도들은 물론,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으며 기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는 반려동물, 즉 ‘가족’으로 불리는 개만이라도 그들의 타고난 신뢰를 배신하여 잡아먹을 수 없다는, 극히 인간적인 동정심의 도덕적 표현입니다.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데 사람을 따르며 정을 주는 동물마저 먹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요즈음 기독교계 내부로부터 인간중심주의적인 성서해석이 가져온 폐해를 인식하고 자연과 온갖 생명까지를 아우르는 생태신학이 대두되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사랑을 설파하고 봉사와 희생을 좌우명으로 삼는 교인들이 ‘화합’을 표방하는 바자회에 개고기를 메뉴로 올리는 것은 그래서 적절치 못한 일입니다.

일개 성당의 교인들끼리의 화합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이단세력을 경계하고 교단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힘없고 죄 없는 노파들과 이들이 보살피던 동물들이 마녀로 몰려 산채로 불태워진 인류사의 오점이 있습니다.

저항할 힘조차 없는 불쌍한 노파를 집단의 힘을 빌어 불살라 죽임으로써 교단의 결속을 강화하고 이단을 경계한 것입니다.

때론 교인들은 박해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마녀사냥에서 보듯이 교인들 스스로가 잔악한 박해자가 되기도 한 것입니다.

힘을 가진 위치에 있을 때 힘없는 대상에 대해 보여주는 태도는 교단이 되었던 개인이 되었던 그들의 인격과 진정성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힘없는 대상이 꼭 사람으로만 한정되는 것이 아님은 로마 교황이 채식을 권장하고 농장동물의 공장식 사육을 강력히 비판한 것으로부터도 알 수 있습니다.

주인을 어미처럼 따르는 개의 도살조차 연민하지 못하고 감정이 마비된 채로, 수없이 많은 생명을 보듬어 나가 주시리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른 생명체들의 고통에 관심 갖고 불필요한 식탐을 자제하는 것을 쓸데없는 일로 치부하면서 이웃사랑을 말한다면, 그런 사랑을 진정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오히려 외부에서 보기에 나 자신의 구원만을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단지 신앙이 부족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교황도 경계한 식탐과 동물의 남용임에 틀림없는 개고기 취식이 교단의 권능을 빌어 부추겨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간의 근대의 휴머니즘과 기독교 정신이 봉사와 사랑의 대상을 오직 ‘인간’으로만 한정하여 자연과 동물에 대한 학대와 남용을 합리화 해왔습니다.

사실 서구는 기독교 문명 속에서 기술문명과 산업자본을 발전시켜 왔으며, 다른 나라를 침탈할 때도 기독교를 앞세워왔는데, 기독교는 같은 동물로서 사람과 동물을 철저히 구별하고 지배대상으로 인식시켜 온 것입니다.

그 결과는 지구 생태계가 더 이상 지속하기 힘들 정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미국국립설빙통계소(NSIDA)는 최근, 지구 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23년 뒷면 몽땅 사라진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제 각계에서 그에 대한 반성과 자각이 일고 있고, 기독교계도 예외는 아니라고 봅니다.

고 강원용 목사도 돌아가시기 1년 전, ‘기독교의 중심에 항상 인간이 놓여 지구가 죽어가는 데,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것’을 참회하셨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성공회의 박경조 서울교구 주교는 ‘기독교가 동식물을 무자비하게 다루고 파괴하는데 논리적 뒷받침을 해왔다’며 ‘뭇 생명을 살리는 게 종교 본연의 목표’라고 하였습니다.

대량축산은 인류기아와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인류건강파괴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인간들이 깨닫지 못하니 축산동물 스스로(어쩌면 하나님이) 광우병, 조류독감 등으로 경고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의미를 깨우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는 누구보다 종교계에서 관심 갖고 중요한 문화운동으로 함께 나서야 할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 한 사람이 음식에 대한 욕심을 줄이고 육식을 줄이는 등의 절제의 노력은 참으로 소중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두가 종교를 떠나 나의 삶부터 성찰해보고 일상적인 습관을 바꾸는 노력을 함께 해가기를 바랍니다.

거기에는 에어컨 사용을 삼가고, 자전거 이용을 늘리며, 육식을 줄여가는 노력 따위가 포함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산업자본(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지상과제로 하는)이 보급한 편리함과 달콤함에 깊이 중독되어 있음을 깨닫고, 힘들지만 극복해야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부산교구 주보 내용 중 환경과 생명 코너가 있어, 최근 광우병이나 채식 등 상생을 지향하는 칼럼 등이 실린 것을 보았습니다.

인류의 자연 지배와 파괴의 문제에 대한 자각이 오래 전부터 싹터 오다가 요즘 들어 지식인이나 시민단체 등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라 여깁니다.

이제부터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이 늘어나면서, 신께 배운 강한 사랑의 힘으로 더 아름다운 실천에 앞장서시고 저희에게 큰 배움을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성심을 헤아려주시고, 조속한 결단을 통해 개고기 판매를 철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